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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소감문

NO1작성일 : 2005-03-17 오후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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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값진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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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 : 160회 별칭 : 바다 이곳 동사섭에 오기 전, 나는 무척 긴장되었다. "동사섭이란 어떤 것일까"하는 호기심도 생기고, 흥분도 되었다. 그래서 오면서 삼촌께 계속 여쭤봤다. "밥은 잘 줘요? 재미있어요?" 하고 말이다. 삼촌께서는 "네가 적응만 잘 한다면 굉장히 재미있을 거야"라고 하셨다. 나는 재미를 위해온 것이 아니었다. 이것저것 머릿속이 복잡해서 생각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 필요했다. 이곳은 분위기부터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쭉 둘러보니, 시설도 괘 괜찮은 것 같고 분위기도 굉장히 편했다. 처음부터 모여서 강의를 시작했다. 나는 필기도구로 강의 내용을 적으면서 갑자기 안 좋은 기분이 들었다. 왠지 학교수업시간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나는 마지못해 강의 내용을 적었다. 나는 대화 스님 반이 되고, 모여서 이야기를 했다. 모두들 소개를 하시고 내 차례가 되었다. 여기 오게된 동기를 말하니 왠지 모르게 울먹거려졌다.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였나 보다. 우리 반에 계신 분들은 무척 편하고 나를 무척 귀여워해 주셨다. 막둥이라서 그런지 말이다. 용타 스님께서는 강의를 참 재미있게 하셨다. 나도 모르게 내용에 끌리는 것이었다. 학교수업도 저렇게 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곳에 와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워간다. "촛대+불꽃"으로써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배웠고, 내 가슴속에 있는 미묘한 느낌을 찾아내서 관심 가질 수 있는 것도 배웠다. 그리고 베푸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사과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게 되었다. 또 자자청을 하여서 상대방에게 용서를 비는 방법도 배웠다. 상대방의 좋은 점을 찾아서 칭찬하는 법도 배웠다. 나도 칭찬을 많이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나는 셋째 날 저녁이 무척 머릿속에 아른거린다. 셋째 날 저녁에는 행동명상을 했다. 크게 웃고, 개싸움도 하고, 장사꾼도 되어보고 약 먹은 개도 되어보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 다음 가슴속 깊이 묻혀있는 분노와 슬픔을 없애보았다.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많이 수그러들었다. 그 날 나는 인간은 나이가 많든 적든, 사회적 권위가 있든 없든, 남자건 여자건 모두가 다 똑같다는 것을 알았다. 다음날 주전자 명상을 했다. 주전자를 보면서 "감사하다"라는 생각을 해보라고 하시는 거였다. 나는 과연 주전자에게 감사할 것이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아무 의미 없이 쓰던 것이 정말로 진실하게 고마움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나는 그 동안 물건을 쓸 줄만 알았지 고마움을 너무 몰랐던 것 같았다. 우리 일상에서 이것은 "어떠하여 좋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어떠하여 감사하다"라고 생각해보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듯 하면서 모든 것에 고마움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또 하나의 가슴속에 남는 일은 절 명상이다. 용타 스님께서 먼저 천사님이라는 분에게 절을 하시면서, 이것저것 안부하시고 이야기하셨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한없이 지켜보기만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이었다. 왜일까? 아직도 모르겠다. 그룹끼리 절 명상을 하는데 대화스님이 내게 절을 하셨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나 같은 놈이 스님같이 대단한 분께 절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스님께서는 내 손을 꼭 잡아주셨다. 정말 따뜻한 손이었다. 그리고는 나를 안아주시는 것이었다. 엄마 품같이 포근함을 느꼈다. 나는 같은 그룹 분들과 그밖에 거울님, 인산님, 얼굴님, 현등님, 비움님께도 절을 올리고 받기도 하였다. 내가 절을 하면 모두가 따뜻하게 안아주셨다. 안아주시면서 앞으로 기대된다하고 말씀하실 때는 내게 관심을 갖고 계신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앞으로 실망시켜 드릴까봐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절을 하면서 이상하게도 가슴이 뭉클해지고 "감사합니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내 평생 잊지 못할 날이 될 것이다. 어른께 절 받은 날이니 말이다. 또 사람들 가슴이 따뜻하다는 것을 알게 된 날이기 때문이다. 저녁에는 자신의 장점을 찾아보는 시간이었다. 내 자신에 대하여 쓰는 것인데도 너무 어려웠다. 쓰다보니 52개 정도가 되었다. 그때 이런 기분이 들었다. 나도 쓸만한 데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났다. 또 그 동안 내가 스스로 내 자신을 너무 구박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나부터 내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으면서 남들에게 사랑을 받으려고 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죽음명상! 그건 나에게 소중한 체험이었다. 죽음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죽을 수 있겠느냐 하는 명상이었다. 나는 선뜻 죽을 수 있다는 대답을 내리지 못했다. 가족이 마음에 걸렸고, 내 자신이 벌써 죽기에는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내가 죽어서 좋아질 수도 있겠다 싶은 점을 생각해보았다. 가족은 내가 없음으로써 남들에게 창피 당하지 않아도 되고, 돈 들어갈 데가 없으니까 참 편하겠다 하고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며 제껴졌다. 내 삶에 대한 미련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제껴졌다. 그리고 결심을 하고 나니 마음이 평온해지고 꼭 죽었다가 깨어난 기분이었다. 무심명상은 나의 존재를 새롭게 깨닫게 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개념을 버리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도 어려웠다. 가슴이 비워지는 머릿속의 느낌은 평화롭다는 것이었다. 자연과 동화되는 그 기분을 가끔씩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 밤, 눈물의 종파티라는 것을 했다. 정말 말 그대로 눈물의 종파티였다. 그 동안 내 가슴속에 담고 있던 말을 시원하게 하고 나니 부모님께 죄송스러운 기분이 너무 들어서 눈물이 나왔다. 한편으로는 말을 시원하게 해서 통쾌한 마음도 들었다. 나는 이곳 동사섭에 무척 잘 왔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든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또 오고 싶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좋은 걸 많이 배워갔으면 좋겠다. 여기서 나가면 내 모습을 바꿀 것이다. 이제 정이든 사람들과 헤어지는 아쉬움이 크다. 1. 내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갖고 살 것이다. 2. 모든 일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 것이다. 3. 다른 사람의 장점을 많이 발견하고 칭찬해 줄 것이다. 4. 나의 감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표현할 것이다. 5. 무개념 명상을 가끔씩 해서 자연을 느낄 것이다. (*이 글은 당시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중이던 필자의 소감문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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