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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동사섭

NO1작성일 : 2016-04-20 오후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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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붓다라 선언하고 그처럼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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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마을 이사장 용타 스님 
“지금, 붓다라 선언하고 그처럼 살라”

 


 


“용~타입니다. 용~타. 쉽게 잊진 않을 겁니다.”

경쾌했다. 행복마을 이사장 용타 스님 법문은 웃음으로 열렸다. 법회 참가대중 100여명은 웃음으로 용타 스님을 법석에 모셨다. 대한불교진흥원이 7월23일 서울 마포 다보빌딩 3층 법당 다보원에서 연 다보법회 현장은 그랬다. 웃음은 순간 잡생각을 물렸고, 명쾌한 설법은 집중도를 높였다.
 
50여년 참구한 空 주제 법문
‘나’ 중심으로 대상 분별 경계
탐진치 소멸 ‘있다’부터 제거
“사유·말·행동 부처님처럼”
“화 날땐 그냥 씩 웃고 잊어야”
사부대중 100여명 참석해 경청
“설법 중 가장 명쾌했다” 호응
 
법문 주제는 ‘공(空), 행복’이었다. 스님은 마지막 법문이라 했다. 24세에 대학 다닐 때 청화 스님 맏상좌로 출가해 50년 수행자로 살았으니 세납이 74세라고 했다. 죽을 때가 됐다는 듯 부처님이 입적 전 하신 설법 얘기를 꺼냈다. 그리고 다음 날 제주도에서도 마지막 설법을 설한다고 전했다. 거짓말이 아니라 고 재차 강조했다. 대중은 웃었지만 눈빛은 진지했다. 죽음 앞에 삶을 향한 간절함이 빛난다. 대중은 늘 마지막 순간처럼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마음에 절절함이 묻어나는 사실을 알았다.
 
“지금 바로, 부처님 하시라.” 일갈처럼 들렸다. 부처님은 열림이요 부드러움이자 생기라고 했다. 이 선언에는 웃음이 키포인트였다. 선언과 동시에 입꼬리를 귀 쪽으로 당기는 연습도 수행이라 했다. 스님은 한 마디 더 보탰다. “노스님이 죽을 나이가 되니까 잘못 설법하는구나 하실지 모른다. 정신 차리시라.”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깨닫고 난 뒤 침묵 속에 설한 큰 설법을 전했다. 온 우주법계가 모두 부처님이었다는 ‘화엄경’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에 갇혀 대상을 자신만의 잣대로 보는 행위를 경계했다.
 
“이산화탄소가 해롭나요? 내게 이로운 존재인지 그렇지 않느냐로 대상을 분별하지 마십시오. 이산화탄소 자체는 가스일 뿐입니다. 똥도 마찬가집니다. (몇몇 국가에서는 말려서 불을 피우는 소중한 연료다.) ‘나’와 관계를 맺을 때 이로우면 관음보살인가요? 내 이해 관계를 잣대로 삼지 마시길 바랍니다.”
 
스님은 ‘나’라는 단어를 의식적으로 제거하라 일렀다. ‘나’가 아닌 ‘부처님’으로 사(思)·언(言)·행(行)하라 했다. 부처님처럼 사유하고 말하고 행동하라는 행동지침이었다.
 
“길에서 두둑한 지갑을 발견했을 때 어찌합니까. ‘부처님 아이덴티티(정체성, identity)’가 발현해야 합니다. (탐심 일으키지 말고)주인에게 곧장 돌려줘야 하지요.”
 
‘나’를 제거하는 방법에는 또 다른 선언이 필요했다. “이 일물은 행복하다.” ‘나’라는 단어대신 ‘일물’을 썼다. ‘나’에는 이기적인 에너지가 작용한다고 했다. 스님은 행복한 이유를 사유하라고 했다. 무수히 많았다. 두 눈으로 볼 수 있어서, 두 귀로 들을 수 있어서, 코로 숨 쉴 수 있어서,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마지막 선언이 남았었다. “이 일물은 이미 해탈자다.” 스님은 해탈을 육신통에 자재한 존재로 여기는 편견을 나무랐다. 스스로도 그랬노라 고백했다. 이어 마음에 걸림이 없는 게 해탈이라 강조했다.
 
“작은 참새도 하늘을 납니다. 사슴도 우리보다 빨리 달리지요. 우리는 못하는 것 천지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에 걸림이 생기고 불행해집니다. 만약 걸림이 생겼다면 곧바로 인정하세요. 화가 났을 땐 거짓말 하지 말고 인정한 뒤 씩 웃어버리세요. 화라는 첫 번째 화살에 맞고, 표출과 갈등, 고통이라는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에 맞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마십시오.”
 
스님은 걸림의 이유를 4가지 인과 관계로 분명히 했다. ‘있다(치심), 좋다, 싶다(탐심), 썅(진심)’이었다. 본래 ‘공’인 대상을 ‘있다’고 착각하고 ‘나’라는 이기적인 에너지를 거쳐 ‘좋다’면 ‘갖고 싶다’가 일어나고 못 가지면 ‘썅’이란 부정적인 마음이 생긴댔다. 악 순환의 고리에 첫 스텝은 ‘있다’였다. “여기서 끝내야 한다”고 스님은 목소리를 높였다. ‘있다’를 ‘없다’로 전환하는 방법은 ‘공’이라고 했다.
 
몇 억 광년 떨어진 별은 태양빛을 반사해 지구에 별빛으로 다다른다. 몇 억 광년 뒤의 빛을 보는 셈이다. 그 동안 사라진 별도 있다. 지금 여기 밤하늘에 총총히 박혀 빛나는 별은 ‘있다’로 설명할 수 있을까. 실체일까. 스님은 그 비밀의 문에 ‘공’이란 열쇠를 꽂았다.
 
스님은 최근 민족사에서 펴낸 책 ‘공(空)-空을 깨닫는 27가지 길’에서도 같은 법을 설했다. ‘의근고공(依根故空)’, ‘파근현공(破根顯空)’에 이치가 담겼다. 존재하는 모든 대상은 모양과 색깔, 크기가 사실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가르침이다. 바라보는 자의 주관적인 육근(六根), 즉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 그리고 의지 등 프리즘이 대상을 왜곡해 실체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것. 프리즘 이론이다. 백색 투명한 빛이 프리즘을 통과해 무지개라는 7가지 색깔로 나타나지만 프리즘(육근)을 제거하면 빛깔을 사라진다. 빛이라는 현상은 사라지고 텅 빈 투명세계가 보인다. 이게 파근현공이다.
 
‘없다’, 즉 ‘공’의 활용론은 ‘구나, 겠지, 감사’였다. ‘나’라는 프리즘을 제거하면서 어떤 현상에 대해 언급할 때 ‘구나, 겠지’라는 어미를 붙이는 연습이며 매사에 감사를 표하는 방법이었다. 이 모든 건 연습이자 수행이라고 했다.






스님 법문은 행복마을에서 행복을 얻어간 수만명 수료생들로부터 검증된 내용이었다. 1980년부터 ‘동사섭’ 수행 프로그램을 창안했다. 현재 경남 함양 동사섭 행복마을에서 대중에게 부처님 법음과 함께 진정한 행복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법문 말미 대중은 박수와 웃음으로 화답했다. 설법을 경청하던 한 보살은 “이제껏 들은 설법 중 가장 명쾌했다”며 스님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용타 스님은 쉽게 잊을 수 없는 마지막 설법을 이렇게 마쳤다.
 
“걸림 없는 행복한 삶은 지금 여러분 코앞에 있습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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