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에서는 2016년 3월부터 매월 1회 일반과정 33강을 실습과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이 달에는 행사들이 많아 월 1회 명상 수업시간을 활용해서 <비아명상>을 진행했습니다.
등록하신 정 멤버이신 반야님, 한주님, 냉이님, 먼지와, 명상수업을 들으시는 바람님이
시간 내어 함께 하셨네요.
먼저 동사섭 사이트의 ‘수련홍보 동사섭 Before & After’동영상을 함께 시청했습니다.
함양 수련원 일반과정은 반야님이, 청소년캠프는 한주님과 냉이님 자녀가 경험했기 때문에 여러 궁금한 것들을 많이 질문하시네요.
대부분 소규모 친환경 농사를 짓는 분들이어서 봉화 청소년 명상모임인 “작은숲”에서 십시일반 청캠에 한두 명씩 참가 장학금을 기부금으로 모아 보내고 있는데 영상 보시고는 정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편들을 제일 보내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래서 청소년 지원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보내자! 에 동의를 해주셔서 기뻤습니다.
인터뷰이 중 한 분이 ‘미세 정서’라는 단어를 말씀하시자 “단어부터 벌써 차원이 틀리네.”라는 반응에 모두들 웃었네요.
이어서 비아명상에 대한 강의와 문답, 그리고 실제 해공십조를 이용한 명상시간을 가졌어요. 냉이님은 용타큰스님 동영상 강의를 예습하고 오셨는데 ‘소박실재론..벌레만도 못한..’ 이 부분에 나를 약 올리시는 것 같았다고 하십니다.
비아의 뜻으로 我에는 모든 내, 외적 대상을 다 대입해보라. 있다, 없다의 언어적 명명의 양극단을 떠나라. 무, 비, 불, 공 문자에 매달리지 말고 *그것은 그것으로 있지 않다*를 유리컵을 사용하여 파근현공과 분석고공, 무상고공으로 근과 경을 파하고, 식마저 파하는 <연기와 삼사화합> 강의에서는 냉이님이 “그럼 다 없죠. 그렇게 보면 다 없죠.” 하십니다. 강의 9분 만에 깨치셨네요 로 모두 즐겁게 웃었습니다.
바람님은 사물이 있고 없는 게 중요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느껴지는 것이 이것을 말하는가 하시다가 우울감으로 인해 외부 대상에 무감각하게 철회되어 있는 상태일 수 있다는 먼지의 말에 아하를 하시네요.
불교인이 아닌 분들도 계셔서 오온의 비아명상을 단순하게 색, 수, 상 세 단위로 나누어 분석고공 명상을 이어갔습니다. *정자난자밥김치*를 리듬에 맞추어 불러보니 모두들 쿡쿡거리며 웃었네요.
뇌도 떼어내라 하니 이제껏 내 마음이라는 것이 심장에 있는 줄! 뇌에 있는 줄! 착각하고 살았다는 분도 계시네요. 뇌를 떼어내라 하니 뇌가 없어지면 걔는 이제 어디 있냐고 또 죽으라고 꽉 잡고 있고 그 의식마저 떼어내라 하니 어딘가에 의식이 따로 있는 줄 또 집착하고 있음을 보시네요. 내가 이제껏 뭘 잡고 있나? 뭘 믿고 있나? 하십니다.
컵이 *사실이냐, 생각이냐*, *즉비돈 시명돈*에 내 주관적인 생각일 뿐 모두 동의가 되시네요. 그래도 몸을 포함한 물질을 파하는 이치는 쉬워합니다.
내 감정이 찰나 변하고 그 강도도 달라지는데, 내 생각이 찰나 변하고 사라지는데 어느 순간을 꼬집어 그것을 내 감정, 내 생각이라고 할 수 있느냐에 한 분은 예전에는 고통스러우니 그 사건이, 그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해서 없는 쪽으로 치워버렸다 하네요.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실생활이 어려운 남편을 보면 내가 잡고 있는 분노로 남편을 미친놈 만들고 나도 미친*으로 살았는데 오기 전 이틀 동안은 똑 같은 상황에 내 의식이 움직이지 않고 분리가 되어 그냥 바라보는 것으로 편안하고 가벼워졌다는 보고를 해주셔서 뭉클했습니다.
다생 천하의 모든 고통은 ‘나 있다’에서 시작하니 있다·없다를 떠나 걸리지 말고 더 나아가 존재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하는, 존재로부터 이미 자유로운 의식을 선택하라는 먼지의 말에 내 존재가 자유롭기를, 내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첫 단추를 ‘있다’에 전제하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많은 돈 들여 멀리 갈 필요 없다. 세계 평화, 행복을 바란다면 총 쏘고 시위할 필요없다. 지금 여기서 해결하라. 어떠한 존재도 독립적이고 영속적인 존재 없음을 찰나에 자각하고 있는 의식을 유지하라. 설산 고행 수행 권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추워요 에 모두들 빵 터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해공십조를 쉬운 명상 멘트 시리즈로 편저하여 오늘은 연기고공과 방하현공을 침묵 속에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새로 오신 바람님이 계시니 어색하고 낯가림으로 표현이 어려웠다는 반야님. 바람님은 산란한 마음으로 집중이 어려우셨는데 평소 일기에 모든 그날 안 좋았던 감정들을 솔직히 다 뱉어버림으로써 우선 자신의 흐름을 알아차리는 명상에 집중해보기로 했어요.
과거 일들이 정리가 안 되면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하고 그 긴 줄을 몽땅 질질 끌고 다니느라 지금 현재를 못 보는 자기 모습을 보았다는 냉이님.
한주님은 지금 이 순간만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여기에만 집착하고 있는 자신을 보았다는 상반되는 소감이 나오네요. 아직 불가득공은 진도 나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한 건들을 하십니다.
“명상 공부가 아닌, 명상을 하자”는 슬로건으로 함께 해서 진심으로 서로에 감사하고 따뜻한 행복한 봉화 모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