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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동사섭

NO1작성일 : 2016-05-16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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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란…어렵지 않아요 찰나에 일어나는 생각의 변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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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란…어렵지 않아요 찰나에 일어나는 생각의 변화죠

ㆍ행복마을 이사장 용타 스님이 전하는 ‘행복에 이르는 수행법’

여섯 살 꼬마는 유학자인 할아버지 품에 안겨 물었다. “할아버지 눈물 안 나와?” “왜 눈물이 나와?” “곧 죽을 거 아니야….” 아이는 죽으면 칠흑 속에서 얼마나 갑갑할까, 막연히 싫고 두려운 마음에 그날 밤잠을 설쳤다. “아마도 그때가…, 결국 머리를 깎게 된 최초의 조짐이 아닐까 해요.”



 

깨달음의 대중적인 수행법을 널리 알리고 있는 용타 스님은 “행복한 삶에 이르는 길인 깨달음은 어렵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에 일어나는 생각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최근 용타 스님을 찾았다. 대중에게 깨달음이 멀리 있지 않음을, 누구나 깨달음을 통해 보다 참되고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수행법을 전하고 있는 스님이다. 법랍 50년, 세수로 일흔을 넘긴 스님이지만 얼굴이 유난히 맑다.

스님은 대중이 어렵고도 멀게만 여기는 깨달음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이미 1980년에 ‘동사섭’ 수행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현재 경남 함양, 서울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마련된 ‘행복마을 동사섭 수련센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질문할 틈도 없이 팍팍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하루 또는 1주일 단기출가하듯 모여드는 것이다.

행복마을 이사장을 맡은 스님의 법명은 용수보살 ‘용’자와 부처님 ‘타’자이다. 석가모니 열반 후 500년 된 때 나타난 용수보살은 제2의 부처로 추앙받는다. 두 부처가 겹친 이름인 셈이다. 스님은 전남대 철학과 3학년 때 청화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대학 4학년 때는 교직에 나가는 바람에 10년간 고등학교에서 독일어 선생님을 한 독특한 이력도 있다. 스님은 당시 수업 시작과 끝에 ‘1분 명상’ ‘5분 철학강의’ 등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수행법을 펼치기도 했다. 지금도 시간에 쫓겨 수행센터를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스님의 1분 명상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인기다.

용타 스님은 최근 인사동 수련센터에 ‘깨달음 학당’을 열었다. 매달 첫 주 토요일 2시간씩 희망자를 대상으로 깨달음 인문학을 펼칠 예정이다. 깨달음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깨달음이 일어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 마지막까지의 소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깨달음은 특정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앎의 기능에서 가장 핵심이 깨달음이죠. 질 높은 인생을 가꾸느냐, 못 가꾸느냐가 달려 있어요. 많은 이들은 20년, 30년 수행해야만 하는 것으로 잘못 알아요. 깨달음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결코 어려운 게 아니거든요. 부처님 시대에는 법문을 들으며 깨닫도록 했죠. ‘내가 아라한이듯 너도 아라한(최고의 경지에 오른 성자·부처의 다른 이름)이다’. 부처님은 깨달음에 대해 형이상학적으로 정리할 생각을 말라고 하셨습니다.”

살아온 악습을 바꾸기 위해서는 오랜 ‘닦음’이 필요하지만, 깨달음은 찰나, 한순간에 일어나는 ‘생각의 변화’라는 것이다. 생각의 변화는 세상에 스며 있는 수많은 고통을 사라지게 하는 방향으로 꾸준하게 나의 에너지가 투여되도록 마음먹는 것이다.

“인생은 결국 ‘이고득락’하는 과정입니다. 고통에서 벗어나 기쁨을 얻으려는 것이죠. 다 아는 것인데 왜 힘들까요. 어리석음과 탐욕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에요. 다른 이의 고통을 전제로 한 나의 기쁨까지도 당연하게 허용하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자성(때묻지 않은 스스로의 성품)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천 말고 본래의 원단을 찾아야죠. ‘의식의 원단’ ‘존재의 원단’으로 돌아가는 운동을 게을리해선 안됩니다. 그 운동을 하는 문화가 종교이고 영성이죠. 자성으로 돌아가는 것, 그게 깨달음이에요.”

부정적이고 잘못된 것들을 공론화해 고쳐지도록 하는 것은 한 사회의 깨달음이다. 이 세상에 필요한 공기를 맑게 하고, 물난리를 겪지 않게 하고, 의식주를 안정되게 하고, 교육을 하고, 함께 더불어 살며 상식을 지키는 것 외에 인간이 인위적으로 추구하는 숱한 것들을 되돌리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스님은 덧붙였다.

“세상에 불필요하게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넘치게 많은데도 더 가지려고 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망치고 안타깝게 합니다. 제대로 된 탐욕이죠. 그래서 깨달음을 비롯한 인문학이 세상에 퍼지도록 해야 합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좋은 메시지들이 스며들도록 해야 하죠. 독서운동도 하고 교양강좌도 하고 곳곳에 영성학당도 만들고 의식의 수준을 높이는 것은 시대의 요청이기도 합니다. 깨달음의 학당 취지이기도 하죠.”

용타 스님은 “부처님이 우리에게 주려고 한 깨달음이 진정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삶의 현장에서 그러한 깨달음이 맑은 향기로 피어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김희연 기자 eggh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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