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여만에 간 겨울 속 행복마을은 늘 마음 속에 있어서인지 어제 본 듯한 모습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군가의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손길로 부지런히 가꿔지기 때문에 행복마을이 이렇게 존재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감사했습니다. 마치 처음부터 있는 듯하고 계속 있어줄 것만 같은 모든 것들이 실은 누군가의 수고로 인한 땀방울이란 걸 생각해보는 순간이었지요.
조금 일찍 도착한 행복마을엔 지도자과정 마무리잔치를 준비하는 손길, 발길로 평소의 지도자과정보다 좀더 북적북적였습니다. 일찍 온 도반님들은 마무리잔치에 속하는 경매품도 정리하고, 공간도 멋지게 꾸미고 간식들도 정리하였습니다. 그렇게 삼삼오오 반갑게 수다도 떨고 준비도 하며 앞시간을 보냈습니다.
동사섭 7기 지도자과정의 마지막 과정은 맑은 물 붓기였습니다. 큰 스님의 10분 동영상으로부터 시작된 맑은 물 붓기 강의는 인류가 범하는 생각의 오류를 짚고 그에 대해 어떤 자세로 대응해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강의일뿐만 아니라 나 자신이 지금 이 순간 어떤 마음자세로 세상을 보고 있는지를 점검하게 해주고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강의이기도 했습니다.
큰스님의 동영상을 밑바탕으로 강의안을 짜고 그 강의안으로 각 모둠원들과 스피치하고 그 가운데에서 뽑히거나 추천받은 분이 전체앞에서 임강을 하는 식으로 지도자과정을 임했습니다. 이번 역시 그러한 과정으로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특강은 새암님(새암심리연구소장)의 선택이론이었습니다. 선택이론은 윌리엄글래써의 현실요법의 기반이 되는 이론으로 인간의 모든 사언행은 욕구를 성취하기 위해 선택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새암님의 말씀을 듣고 많은 도반님들께 많은 배움과 성찰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말씀들 중에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글들을 더듬어 봅니다.
' 마음에 안든다고 충고, 지적, 비난, 훈계하면 그것을 하는 이는 자신의 힘의 욕구를 충족시키지만 그 대상은 불행한 삶을 살게 한다.'
'상대의 안좋은 점은 이해와 수용과 기다림 속에서 스스로 기울어짐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자기 배움의 시간을 갖게 해야 한다.'
' 게임중독자의 부모들의 특징이 가르치고, 충고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답을 주더라. 총명한 부모가 도리어 자식을 망칠 수 있다.'
' 폭력은 스스로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 내가 내린 답은 지금 이 순간의 결론이자 나의 의견일 뿐, 모두에게 정답은 아니다... 지적(훈계, 비난, 충고)받고 자란 아이는 지적(훈계, 비난, 충고)해야 직성이 풀린다'
다양한 핵심 말씀과 구체적인 사례들이 쏙쏙 감동이 되었습니다.
저녁에는 7기 지도자과정 마무리잔치의 핵심 놀이인 경매와 장기자랑, 마니또 게임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많은 도반님들이 본인들의 집에서 애지중지 아끼던 작품들을 기부하여 판매금은 어려운 아이들에게 청소년캠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장학금과 행복노트 등을 출판하여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사무처에 기부금으로 납부되었습니다. 큰스님 글씨부터 시작해서 그림과 글씨 작품, 도자기, 찻잔, 책, 놀이기구, 옷, 목도리를 비롯한 무수한 경매품들이 줄줄이 이어졌고 모두들 적극적인 애정으로 경매품들을 사주셨습니다. 즐겁고 의미있으며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경매가 끝나자 오요실에서 마니또게임과 장기자랑이 이어졌습니다. 경매장에 이어서 지속적으로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준 리더는 청인님. 청인님은 매력적이고 놀라운 장기로 우리를 즐거움과 감동의 장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한 분 한 분으로 이어진 마니또 소개와 선물 나누기로 훈훈하고 즐거웠습니다. 고향님과 많은 도반님들의 보시로 맛있는 간식들도 차려져 있어 입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뒤에 이어 장기자랑이 이어졌습니다. 청인님은 뒷풀이 진행을 위해 스피커와 여러 물건들을 비행기에 실어 오셨는데 거기다가 멋진 북장단소리까지 들려주셨습니다. 깊으면서도 힘이 넘치는 북장단소리를 들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상주팀은 화려한 아이마스크와 수려한 눈꽃님의 경매품을 복장으로 만들어 산처럼님의 기타와 노래 솜씨 자랑에 막춤을 추며 장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이어진 은향님, 한뜻님, 도안님의 노래로 더욱 흥겨웠고 그렇게 행복마을 7기의 마지막 밤이 깊어갔습니다.
다음 날은 늦게까지 이어진 대화자리 뒤라 다소 노곤한 표정이었지만 예정대로 맑은 물 붓기 강의안을 마무리해서 각 반에서 스피치 하고 오요실에서 전체 임강을 했습니다. 발표자는 자원해주신 묘훈님과 모둠에서 뽑혀서 나오신 산처럼님과 구피님이 하시게 되었습니다. 준비하신 분은 준비하신 분대로, 나머지 분들은 다소 준비는 되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임강에 임해주시는 모습이 그대로 듣는 이에게도 공부가 되어주었습니다. 산처럼님과 구피님께는 물컵과 잉크물까지 준비된 강의장의 모습이 낯설고 그것을 안내하시기는 다소 버거우셨을 것임에도 거부하지 않으시고 만큼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많은 배움이 되었습니다.
이번 지도자과정의 마지막 핫포인트는 큰스님이 준비한 선물을 나눠주시는 시간이었습니다. 수료식에 앞서 큰스님이 준비해주신 선물은 글씨 선물. 그 글씨를 보며 모두들 큰스님의 깊은 뜻이 더 깊이 새겨지는 일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그렇게 이어진 수료식을 마치고 또 우리들의 노래인 고향의 봄을 부르고 모두들 삶의 터전으로 돌아갔습니다. 돌아가는 손에는 모두들 값진 선물과 경매품들이 안겨져있어 돌아가는 길도 든든하고 흐뭇했을 겁니다.
내년에도 다시 지도자과정이 시작됩니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 지도자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의미가 아니고서라도 매주 교회에 가고, 절에 가듯이 행복마을에 와서 몸과 마음을 쉬고 마음에 영양분을 주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내년 지도자과정에도 도반님들 잊지 않고 함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7기를 인연으로 맺은 도반님들 모두 지고한 평화로 한 해 마무리하시고 내년에 또 뵈어요.